【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독도문제와 관련해 일본 탐사선이 독도에 접근하면 깨부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지난 12일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올린 '노 대통령의 '독도 연설', 김병준 실장의 증언'이라는 글을 통해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 같은 증언을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2006년 4월 노 전 대통령의 독도 관련 특별담화가 있던 당시의 상황에 대해 "실제로 (대통령께서는) 만약 일본 탐사선이 독도에 오면 당파(배로 밀어 깨뜨리는 것)하라고 지시하셨다"며 "이에 해양경찰청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그냥 우리 땅이 아니라 40년 통한의 역사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역사의 땅입니다"라고 밝힌 특별담화와 관련한 내용이다.
앞서 2005년 봄 일본 교과서 파동이 최고조에 달했고, 이후 2006년 4월 참여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동해 해저지명을 우리말로 지어 국제수로기구에 등재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이에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배타적 경제수역 기점을 독도로 선언했던 일본이 반발하고 나섰고, 급기야 우리 측 허가도 없이 독도 주변에서 해양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2006년 4월 18일 일본 해양보안청 해양탐사선 두 척이 독도를 향해 출항했고, 이후 대국민담화문을 작성하는 동안 양국 간의 타협이 이뤄져 일본의 탐사계획이 중단됐음에도 노 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직접 문구를 작성해가면서 그대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결국 참여정부는 배타적 경제수역의 기점을 독도로 선언했고, 14개의 영해 밖 해저지명 중 10개는 2007년 7월 국제수로기구에 등재됐다.
김 전 실장은 연설문 작성 과정과 관련, "대통령께서 직접 작성하셨다. 표정은 엄숙하고 무거웠다"며 "연설문의 첫 문장부터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문장에서 바로 감동이 전해졌다"고 회상했다고 재단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