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rae Esset Today
미래에셋 지식인
Q: 최근 헤지펀드에 대한 이야기를 뉴스와 신문 등을 통해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저도 펀드에 가입하고 있어서 그런지 관심이 많이 가던데요. 먼저 헤지펀드는 이름이 특이하던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와 일반 펀드와의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헤지(Hedge)란 무엇인가 투자나 재테크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던 분이라면 한 번 쯤 헤지펀드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일반 펀드와 달리 헤지펀드는 헤지(Hedge)라는 단어가 앞에 붙어있어서 이 뜻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경제 용어에서 헤지(Hedge)라는 뜻은 위험회피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원래는 영어의 울타리라는 에서 온 단어로 가격변동이나 환율의 변동으로 인한 거래를 피하려고 한 단어입니다. "헤지펀드의 헤지가 위험회피라는 뜻이라고요? 제가 문의해봤더니 헤지 펀드는 일반 채권형이나 주식혼합형 펀드보다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던데요! 무슨 소리죠?" 맞습니다. 헤지펀드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렇다면 왜 헤지펀드는 고위험이면서 뜬금없이 위험회피가 된다는 뜻의 헤지라는 단어를 앞에 붙이게 되었을까요? 우선 이를 이해하려면 헤지펀드의 탄생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헤지펀드의 시작에 대해서는 1920년대에 출범한 Graham-Newman Partnership(워렌 버핏의 스승 벤자민 그레이엄이 운용하던 펀드입니다.)을 원조로 보느냐(워렌 버핏의 주장), 아니면 다수설로 윈슬로 존스가 창립한 1949년 "A.W. Jones. Co"을 원조로 보느냐에 따라 이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공식적으로 "Hedge Fund"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1949년 알프레드 윈슬로우 존스의 이야기를 원조로 삼아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헤지펀드를 첫 만든 사람은 알프레드 윈슬로 존스(Alfred Winslow Jones, 1901~1989) 입니다. 그는 4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이민자인데요. 1923년 하버드 대학을 전공한 윈슬로 존스는 대학을 졸업한 뒤, 증기선 갑판원에 취업하는 등 굴곡진 삶을 삽니다. 이후 그는 공부에 전념하여 1930년에는 독일 주미 대사관의 부영사로 파견되게 됩니다.
잠깐 존스의 인생을 설명하는 이유는 이 사람이 특이한 인생을 계속 살아나갔기 때문인데요. 당시 히틀러의 나치당이 준동하던 1936년, 그는 독일 공산당원이던 마리 카터와 결혼합니다. (후에 독일 공산당은 국회의회 의사당 화재사건으로 인해 강제 해산당하고 맙니다.) 그런데 마리 카터는 독일인이었는데 당시 미국 영사관 규정에 따르면 "영사 직원은 현지인과 결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으므로 그는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이후 그는 부인과 함께 스페인을 여행합니다. 당시 스페인은 내전 중이었는데, 이 기간 동안 존스는 퀘이커 교도들을 위한 지원을 보고하는 리포터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이후 돌아온 존스는 1941년 콜롬비아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41년부터 5년 간 포춘 지의 편집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그는 4명의 친구들과 함께 첫 번째 헤지 펀드인 "A.W. Jones. Co"를 세웁니다. 윈슬로우 존스가 볼 때 그는 펀드 매니저들은 크게 두 가지 위험에 봉착한다고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투자자의 "종목위험"입니다. 어떤 주식에 투자하느냐가 중요한데, 투자자가 정말 악성 주식에 투자할 경우에는 후에 손실을 볼 위험이 큽니다. 즉 적절한 주식을 선택하는 것과 식견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분산투자와 리서치 능력의 강화로 우량 종목을 선별해내면 되므로 일정 부분 극복이 가능합니다. 두번째는 시장위험인데, 아무리 좋은 종목을 뽑았더 하더라도 시장에 닥친 재난으로 인해 전 종목이 하락하는 상황이 오면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 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위기가 될 수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 좋은 주식이던 나쁜 주식이던 가치가 크게 하락하므로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두 위험을 회피하면서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만들 수 없을까? 그것이 알프레드 윈슬로우 존스의 고민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안해냅니다. 먼저 일정 금액을 은행에서 차입하여 투자금을 늘립니다. 이후 이 투자금중 일부를 우량 종목들에게 집중 투자하고, 일부는 남겨 불량주식에 대해 공매도(현재 주식을 빌려 판 다음, 미래 특정 시점에 이를 주식으로 다시 사서 되갚기로 하는 거래) 포지션을 가져갑니다. 만약 상승장이 오면 우량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하므로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상승합니다. 물론 불량 종목들도 가격이 상승할 경우에는 공매도 포지션에 손실이 오지만 이렇다 하더라도 우량 종목의 수익이 이 손실을 메꿔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시장이 하락할 경우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우량주식도 불량주식도 가격이 하락하지만, 불량주식 부분에는 공매도 부분에서 이익이 발생하므로 수익이 발생합니다. 즉 손실이 공매도 부분의 이익으로 상쇄됩니다. 이런 투자방식은 원래 펀드매니저나 트레이더들이 선물을 통해 위험을 회피(Hedge) 하는 방식과 유사한 부분이 있었고, 포춘지의 저널리스트였던 캐롤 루미스가 이를 처음으로 헤지펀드라고 명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후에 롱&숏 이쿼티 방식(Long&Short Equity)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헤지펀드와 일반 펀드의 차이 첫째로, 절대 수익을 추구합니다. 헤지펀드는 존 윈슬로우의 아이디어처럼 최초 어떤 시장이 오던 이익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반 펀드는 일반적인 공모형 펀드를 의미합니다.) 때문에 일반 채권형 펀드나 주식형 펀드 등의 경우에는, 비교지수가 되는 벤치마크보다 상회하면 된다 혹은 시장수익률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띠면 좋은 펀드로 평가받지만 헤지펀드는 어떤 장이던 올린 수익률로 평가받습니다. 둘째로, 투자 전략이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최초 헤지펀드는 위 존 슬로우가 제안한 방식인 롱숏 전략을 기본으로 삼고 있기는 하나 이후 절대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이 대단히 다양해졌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전환사채나 채권의 수익률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거나 퀀트를 이용한 거래에도 나서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략을 상대가치(Relative Value) 방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인수합병과 같은 이벤트를 노려 투자하는 방식이 있는데요 이를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이라고 합니다. 인수되는 기업의 가치는 보통 상승하고, 반대로 인수하는 기업의 주식 가치는 하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응용, 투자에 나서는 것 입니다. 최근에는 행동주의에 결합하여 해당 합병을 저지하거나 지분율을 바탕으로 배당확대 등을 요구하는 등의 전략도 사용합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글로벌 매크로 전략으로 전 세계를 두고 주된 투자자산을 두루 운용하거나 외환선물 등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투자하기도 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주식 뿐만 아니라 채권, 원자재, 외환 등도 투자 대상으로 포함됩니다. 아울러 일반 주식형 펀드 등과 달리 성과보수가 인정됩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은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주식형, 채권형 등의 펀드의 경우 펀드 성과에 대해 추가적으로 보수를 수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성과만 잘 내준다면 정해진 율에 따라 매니저가 투자자로부터 성과보수를 취득할 수 있답니다.
또한 헤지펀드의 경우에는 주로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형으로 모집되는 점이 특징입니다. 일반 공모형 펀드는 우리가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을 통해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지만 헤지펀드는 그렇지 않고 소수의 투자자들만 모아서 운용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이 폐쇄형인데요. 즉 환매를 원해도 특정 만기까지는 환매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헤지펀드의 어원과 일반 펀드와의 차이, 이제 잘 아셨나요? 다음에도 더 알찬 질문과 답변을 통해 찾아뵙겠습니다. 미래에셋지식IN |